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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릅니까 - 완결
연재 완료. 본편 : 3부작 외전 : 0부작 총 : 3부작 "계속 읽기" - 네이버웹소설 - 북팔웹소설 Copyrights ⓒ 2010 HADALY All Rights Reserved.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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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릅니까? 3. 손을 바라보다
무엇이 다릅니까? Section: 3. 손을 바라보다 불행하다면 끔찍하게 불행한 일들을 관통하면서도 용케 연구본부장를 잘 지켜낸 라울은 자신의 넓은 사무실의 번뜩이는 책상 앞에 앉아서, 2개월 전 새로 개발하여 시장에 출시했던 신형 안드로이드들에 대한 연구보고서, 사후불량률, 피드백자료와 기사등, 다양한 도표와 파일들을 단말기 화면에 띄워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숨소리도 크게 내지 않으며 신형 안드로이드의 상태..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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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릅니까? 2. 손바닥을 바라보다
무엇이 다릅니까? Section: 2. 손바닥을 바라보다 ‘시온 에이브레햄’은 작업실 한 중간에 세워둔 안드로이드 기체의 요추와 경추의 외부입력단자에 전원 라인과 데이터케이블을 단단히 연결하고 책상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하얀 화면위로 그가 입력하는 명령어들이 작성되고 몇몇의 과정을 거친 후, 드디어 운영체제의 설치가 시작되었다. ‘네오호모사피엔스 주식회사’ 인공생명체개발부의 시스템 마스터..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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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다릅니까? 1. 손등을 바라보다.
무엇이 다릅니까? Section: 1. 손등을 바라보다. ‘이안스’는 오래된 형광등이 켜지듯 깜빡이며 정신이 들었다. 어슴푸레 뜬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자신의 양 다리와 양볼 옆을 가리고 늘어져 있는 자신의 엉클어진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이었다. 실내는 쾌적한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는지라 춥지는 않았지만, 순간순간 전기가 흐르듯 등 뒤로 짧게 한기가 지나갔다. 그녀는 뻑뻑..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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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딸기
사랑에 빠진 딸기 나는 딸기농장의 아들입니다. 나는요, 딸기를 어엄-처엉- 좋아하죠! 사실, 아버지가 총각 때, 잘 관리 하시던 배 밭을 처분하시고 딸기로 주 종목을 변경하신 건, 순전히 어머니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딸기광이었거든요. 통통한 볼에 주근깨가 귀엽던 어머니의, [딸기를 가꾸는 남자가 좋아요.] 라는 말 한마디에 아버지는 당장 딸기농장을 알아보고 다니셨던 겁니다. 어쨌든. 뱃속부터 딸기를 먹고 자란..
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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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Please.
Please, Please. C는 잠이 아직 덜 몰려나간 얼굴로 세면대 앞에 서서 길게 하품을 했다. 목을 돌려 뚜둑, 하고 소리를 내자 조금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기계적으로 양치컵에 썰렁하니 꽂아진 칫솔을 집어 들고 구겨진 치약튜브를 꾹 눌러 짜서 치약을 발라 이에 가져갔다. 입 안 가득. 그리고 비공을 타고 싸한 박하향이 올라온다. 텁텁한 입안을 개운하게 헹궈주는 역겨운, 혹은 상쾌한 치약 맛이 혀를 달군다. C는 혀..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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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의 늦은 저녁식사
어느 부부의 늦은 저녁식사 가엾은 자여, 무엇을 택할 것인가. 무한한 분노와 무한한 절망 중에. - '실낙원,' 혹자는, 이런 상황을 당황스럽다. 혹은 경악스럽다라고 표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쪽’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 달그락, 따각, 챙. 오늘도 이른 아침 식사가 오가는 식탁에 목소리는 없었다. 간혹 위치를 잘못 잡은 젓가락이 하얀 접시를 강타하는 소리. 신경질적으로 밥 속에 쑤셔..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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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드디어 소년은 벌써 3일째, 폭이 좁은 갓길의 외진 버스정류장에 해가 질 무렵부터 서 있었다. 서 있는 내내 허공을 향하고 있는 듯 보이는 그의 시선은 4차선 너머 검은 들판을 가로질러 멀찍이 서있는 높은 공장굴뚝의 점멸하는 붉은 전구를 향해 있었다. 똑같이 생긴 세 개의 거대한 굴뚝 꼭대기와 그 몸통 중간에 두 개씩 붙어 서로 번갈아가며 깜빡거리는 붉고 노란 불빛 때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보이는 저 구조물에..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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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5분 여름비가 내렸다. 아침나절은 잡아먹을 듯 푹푹 찌는 맑은 하늘이더니, 10시도 채 지나기 전부터 순식간에 검어진 하늘이 찡그리다 못해 비를 툭툭 떨궜다. 그래도 나는 온종일 비가 내렸으면 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의례 두통도 따라와.- ‘그’가 하던 말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가 내렸으면 했다. 어차피 덤벙거리는 그이지만, 오늘은 날까지 맑았으니 당연히 우산을 챙기지 않았을 것이고 오후까지 이어..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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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방
어머니의 방 그녀는 오랫동안 열지 않았던 어머니의 방문을 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몇 달 동안이었더라, 의도한바 는 아니었지만 - 아니 사실은 어느 정도 의도된 것이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방에는 발자국 하나 들여놓기는커녕, 열쇠라도 잃어버린 사람처럼 문고리조차 잡지 않았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어머니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주인 없는 방을 차지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던 먼지가 방문의 움직임에 맞추어..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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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ing Pulses
Counting Pulses J는 까마득한 댐의 높은 난간을 끙끙거리고 넘어가서 디딘 좁은 턱에 뒤꿈치만 겨우 걸치고 뒤로 기댄 난간에 양팔을 걸쳐 꽉 잡고 섰다. 이제 가을이 다가오는 서늘한 계절의 바람에 얇은 남방만 입고 선 그의 몸이 불규칙적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아래턱이 덜덜거리는 그의 마른 얼굴. 야윈 뺨은 버석버석하고 눈은 붉게 충혈 되었지만 눈물도 물기도 없는 눈이 불안하게 깜빡거린다. 난간을 쥔 손을 쥐었다..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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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완결
연재 완료. 본편 : 16부작 외전 : 3부작 총 : 19부작 "계속 읽기" - 북팔웹소설 - 네이버시리즈 Copyrights ⓒ 2010 HADALY All Rights Reserved.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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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외전 - 3. 에일델드리브 : 소원
영원한 갈증 - 외전 3. 에일델드리브 : 소원 테이블 너머로 보이는 그의 단정한 머리카락이, 넓은 호텔룸에 흐르는 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고개를 까딱거리자 수초처럼 하늘거리며 흔들린다. 나는 멍하니 그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다가 우리 사이 테이블 위에 놓인 큼직한 와인잔을 들어 거의 바닥이 드러나도록 급하게 술을 마셨다. 얼굴과 가슴이 후끈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를... 썼어요.” “음-”..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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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외전 - 2. 호준 : 카메라
영원한 갈증 - 외전 2. 호준 : 카메라 앙상하게 마른 겨울나무 아래 선 나, 나는 어제 막 8살 생일을 보냈다. 나는 까맣게 젖은 겨울나무의 어지러운 나뭇결을 손가락으로 꽉꽉 누르고 있다가 뒤의 인기척에 목을 돌린다. 내가 선 쪽으로 호리호리한 체격의 키 작은 남자가 걸어온다. 남자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다가 목에 걸고 있는 카메라를 집어 들고 나를 부른다. “호준아, 여기 봐봐-” 나는 입술을 꼭 다물고 목에 걸고..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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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외전 - 1. 해영 : 관심
영원한 갈증 - 외전 1. 해영 : 관심 “야, 장해영! 너 일루와!” 담임선생님이 1교시 수업에 들어오자마자, 수업을 시작할 생각도 않고 교과서는 책상에 내려놓고 나른한 봄 햇살사이로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지른다. 책상까지 한번 탕 내리치고 창가 맨 뒤 자리, 그러니까 내 왼쪽 책상에 엎드려 있던 해영을 호명하자, 영문을 모르는 아이들은 괜히 주눅이 든 얼굴로 해영이 쪽을 돌아다본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시큰둥하게..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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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6. 끝에서 끝으로
영원한 갈증 16. 끝에서 끝으로 “하아- 하아-” 겨울의 설악산 산행의 막바지에 거의 다 도달한 해영은 폐 안에 격하게 들어차는 호흡을 가쁘게 내쉬면서 마지막 걸음을 미끄러운 바위 위에 내딛었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쏟아지던 눈은 많이 잦아들었지만 대청봉 꼭대기에 부는 눈바람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펄럭이는 패딩의 모자를 추스르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바위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갔다...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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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5. 사건의 끝
영원한 갈증 15. 사건의 끝 “이호준을 만나러 가겠다니, 그게 뭔 헛소리야?!!” 침대 가에 걸터앉은 해영에게 악을 버럭 질렀던 태호는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가 안쪽을 힐끔 들여다보며 지나가자 얼른 복도 창 쪽으로 다가가서 블라인드를 내렸다. 초조한 눈으로 창을 가린 블라인드 사이로 밖을 기웃거린 그가 다시 침대로 돌아오니 해영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환자복을 벗고 있었다. 거침없이 바지를 내리는 그..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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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4.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영원한 갈증 14.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호준의 스튜디오, 호준이 사라진 뒤로 버려지듯 잊힌 이곳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스튜디오의 각종 집기들이 어수선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가 이곳을 떠난 그때부터 시간이 멈춘 것처럼 먼지조차 미동 않던 스튜디오의 한쪽 벽에 세워져 있는 긴 전신거울이, 갑자기 다닥거리는 경망스러운 소리를 내며 진동했다.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용케 벽에 기대어 있던 거울은, 어두워진 표면..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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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3. 지금, 당장, 나를,
영원한 갈증 13. 지금, 당장, 나를, “이 새끼가, 진짜.” 입에는 짧게 타들어간 담배를 물고 뒷머리에는 엉망으로 까치집이 생긴 해영은, 손에 든 종이파일을 들어서 자신의 책상 맞은편 철재의자에 수갑을 차고 삐딱하게 앉아 있는 남자의 옆머리를 세 번 정도 연달아 후려쳤다. 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로 거들먹거리고 있던 남자는 해영의 날이 선 눈빛과 파일공격에 자세를 고쳐 앉고 입을 삐죽거렸다. 해영은 꽁초를..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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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2. 많은 물
영원한 갈증 12. 많은 물 텅 빈 해영의 맨션. 아무도 없는 어둠에 잠긴 거실로 초인종소리가 들려 왔다. 10초. 20초. 묵묵한 시간이 흘렀다. 잠시 후 현관문에 달려 있는 전자 잠금장치의 키패드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고 삑삑- 숫자를 입력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현관문이 열리고 열린 문틈 사이로 빼꼼, 해영이 고개를 내밀었다. 자기가 사는 집인데, 다른 사람의 집에 몰래 침입하는 사람처럼 어두운 거실 안..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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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1. 작용, 반작용
영원한 갈증 11. 작용, 반작용 호준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정확히는 손목과 무릎, 발목을 결박된 채로 겁에 질려 턱을 덜덜 떨고 있는 해영을 바라보았다. 중간정도의 컬이 들어간 베이비펌 머리는 그녀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런 대로 나쁘지 않았다. 말려 올라간 컬 때문에 반쯤 드러난 이마와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안쓰러울 정도로 떨고 있는 해영을, 그는 연민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치를 살피..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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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10. 추격
영원한 갈증 10. 추격 잠에서 깨어난 해영은 부스스 눈을 떴다. 흐릿한 시선으로 맞은편을 보니 사람이 누웠던 자국만 슬쩍 남았을 뿐, 에일델드리브는 어딘가로 가고 없었다. 그녀는 괜히 품이 썰렁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그를 찾아서, “야, 어딨어?-” 목소리를 높여 그를 불러봤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잠이 묻은 눈을 꿈뻑거리는 해영에게 비어있는 쿠션 위에 놓인 작은 쪽지가 보였다. 쪽지 곁에는 에일델드리브..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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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9. 달콤한 질병
영원한 갈증 09. 달콤한 질병 길게 날숨을 뱉은 해영은 쾌감의 잔상을 다스리며 숨을 고르며 그의 가슴위에 그대로 엎드려 누웠다. 그녀는 둥둥거리는 심장과 달아오른 숯 같은 몸의 열기를 다스려보려 미지근한 에일델드리브의 맨 가슴에 볼을 바싹 대고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의 서늘한 가슴 기대서 숨을 고르는 동안, 혹여 그의 뼈와 살 너머로 잠시나마 심장소리가 들리려나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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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8. 상자 속의 질문
영원한 갈증 08. 상자 속의 질문 적막한 지방의 산을 감고 올라가는 뿌연 도로위로 밤안개가 흐물거리며 흘러 내려왔다. 안 그래도 한산한 고개는 이렇게까지 안개가 짙은 밤이면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만나기 힘든 곳이다. 조용한 산 중턱에 급하게 돌아가는 코너에 서있는 낡은 반사경을 통해 검은 모래바람으로 흘러나온 에일델드리브는 경사진 도로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그는 도로 옆의 갓길위에 깔린 회색 자갈 위를 소..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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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7. 우리가 서로에게 닿은 순간,
영원한 갈증 07. 우리가 서로에게 닿은 순간, 팀장에게 호기 있게 말했던 것처럼, 그녀는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도 호준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말리던 태호도 그녀의 고집에, 결국 포기하고 그녀의 추격을 도왔다. 그렇게 열심히 쫒아도 성과를 보이지 못하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두 사람이 며칠 전 관할구역에서 일어난 폭행치사사건과 관련한 탐문을 위해, 끈질기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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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6.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영원한 갈증 06.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팀장님, Y동에서 이호준으로 보이는 인물을 어제 낮에 봤다는 제보 받았답니다.” “어떤 개새가 뿌린 헛소리 아냐? 또라이들 제보 때문에 한 헛짓거리가 몇 번째야?!” “일단 민 형사님이 확인하러 가셨습니다.” “그럼 일단 공 형사팀은 여기서 대기하고 민 형사 연락 오는 대로...” /따르릉- 따르릉-/ /삐비빅- 여기는 민재형, 풀밭 있습니다. 지원바..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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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5. 운명의 굴레
영원한 갈증 05. 운명의 굴레 해영은 아침부터 형사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는 사무실 한가운데 자신의 책상에 앉아서 주머니의 전화를 꺼내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린 해영은 호준의 사진파일을 열었다. 3건 이상의 연쇄살인사건과 자신의 양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 이호준. 세간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뿔이라도 달린 끔찍한 악마로 생각되었지만 해영에게 호준은 다정하고 친절했던 친구일 뿐이었..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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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4. 새, 적(赤), 거짓말.
영원한 갈증 04. 새, 적(赤), 거짓말. 잡혀왔던 이호준이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후, 발칵 뒤집어 졌던 XX서 강력계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라진 용의자 이호준이 자신의 의붓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 한 것이다. 매스컴에서 이 엽기적이고 끔찍한 존속살해에 대해 대서특필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 되었고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며 이호준의 가족사에 숨겨져 있던 가정 내 학대에 대한 이야기..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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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3. 생일
영원한 갈증 03. 생일 다소 천장이 낮은 열 평 남짓 하는 이 작은 원룸에는 한쪽 벽을 가득 막은 유치한 레이스 커튼과 소박한 책상, 작고 낡은 카펫과 주름하나 없는 깔끔한 하얀 시트가 깔린 싱글 침대, 그 옆에 놓인 작은 엔드 테이블, 또 그 위의 낡은 스탠드 외에는 눈에 띄는 인테리어제품이나 생필품이 없었다. 단지 방에 어울리지 않는 큼지막한 전신 거울이 책상 옆에 떡하니 기대어서 있을 뿐이었다. 그 방의 먼지 한..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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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2. EMPTY BOX
영원한 갈증 02. EMPTY BOX 해영과 그녀가 속한 강력반은 사건조사를 위해 정신없는 며칠의 시간을 보냈다. 피해자들의 주변 조사와 용의자들을 추려내고 조사하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내내 사건은 핵심에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만 희미하게 떠돌았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모호한 이 사건들이 정말 서로 연관이 되어 있을까? 이제는 그 가설조차도 우연히 엉켜진 일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이라고 하긴 늦은 시간, 아..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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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1. 사건발생
영원한 갈증 01. 사건발생 집에 들어오자마자 점퍼를 벗어 거실의 소파에 던져놓은 해영은 피로로 뻣뻣해진 허리를 뒤틀었다. 찌뿌듯한 몸이 마디마디 쑤셔서 얼른 뜨겁게 샤워하고 자야겠다 생각하고 남방을 벗어서 침실의 침대 위로 던졌다. 흰 민소매 옷만 입은 그녀가 건조대에 널어놓았던 수건을 하나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초인종이 올렸다. /딩동- 딩동-/ 이 시간에 딱히 집까지 찾아올만한 사람이 없는데, 기..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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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 00. 시작
영원한 갈증 00. 시작 멀리서 보면 고압 철탑위에 세워둔 대형 피뢰침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분명 장신의 남자였다. 몰아치는 바람에 간간히 흐트러지는 어깨를 조금 넘기는 길이의 길고 검은 머리카락, 봄에 접어드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낡고 묵직한 검은색의 스웨이드 롱코트는 그의 넓은 어깨에서 종아리까지 뚝 떨어져서는 바람에 펄럭였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 높은 곳에 올라가기는커녕 저렇게..
201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