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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aid/Fragments of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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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달리 2015. 7. 10.

모든게 다 시답지않다.
다시금 젖은 나무조각이 된다.
불이 붙지않아, 매캐한 연기만 난다.
마땅찮은 꼬락서니에 건조한 짜증만 흙탕물처럼 부글거린다.
허리위로 칼을 휘둘러 주변의 풀을 깎아내면, 이 지겨운 것들은 어느새 또 키만큼 자라있다.
베어내는 이짓거리가 다 의미없는것임을 안다.
그럼에도 두툼한 날을 휘두르고픈 바람은 참기 힘들다.
앙. 하고 저 얄팍한 눈꺼풀을 물어뜯어버리면 속이 시원하겠다 생각하다가, 이꼴저꼴 다 보기싫어 다 사라지면 좋다고 잠깐 바라다가, 내가 사라지면 그만인걸하고 포기하다가,
이 모든게 왼쪽 어깨에서 소곤거리는 것들의 유희인걸 그제야 알아채고, 달달 떨리는 손을 짤짤 흔들어 가득쥐었던 분노어린 짜증을 털어낸다.
그런데도, 이 지겨운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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